불광
건강교실
음양오행 상생상극 3
글· 장동순|충남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2002년 11월호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서 계절에 따른 상생상극을 이야기하기로 한다. 이를 위해 오행의 상생상극도 숙지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풍(봄)·열(여름)·습(늦여름)·조(가을)·한(겨울)으로 대표되는 기후의 특성을 오행으로 분류하면 바람의 풍은 목, 뜨거운 열은 화, 습도가 높은 습은 토, 건조한 조는 금 그리고 차가운 한은 수를 의미한다. 이러한 기후의 변화에 따른 오행 상생의 순환을 살펴보자.
운기학에서 보면 금년과 같은 2002년 임오년은 전반적으로 바람이 많이 불고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것이 임오라는 글자에서 쉽게 유추된다. 즉 봄이 되어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공기의 밀도가 낮아져서 상승하는 부력이 생겨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언제 어느 방향의 바람이 부는가를 아는 것이 농사 절기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래서 연날리기를 하며 즐기는 민속놀이는 놀이의 차원뿐만 아니라 바람의 방향을 파악하여 농사의 절기 변화를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봄에는 초목의 싹이 돋고 수액이 상승하는 등 목기의 상승이 다양하게 나타나며, 공기의 상승에 의한 봄바람이 많이 분다. 이 때쯤이면 사람도 생명력이 충만하기 시작하여서 싱숭생숭 봄바람을 타게 된다.
봄이 되면 양기가 많아지므로 음의 기운이 많은 여자들이 봄에 보다 민감하게 작용하여 봄바람이 난다는 것도 이러한 음양의 작용에 의한 것이다. 남자들은 원래 양기가 많기에 가을이 되어 가라앉는 음기가 강한 계절에 감정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여자는 봄 남자는 가을을 타는 것이다. 이렇게 계절을 탄다는 것은 계절의 기운이 들어옴에 따라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운과 상호 작용에 의한 영향력이 나타남을 의미한다.
모든 계절에 민감한 사람도 있는데 이것은 생명력이 약하여진 경우나 체질이 아주 민감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기를 느끼는 다른 경우가 감기(感氣)이다. 감기는 인체의 생리가 외부의 한열이나 조습 등 오운육기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때 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다.
어쨌든 봄에 동남풍의 바람이 아닌, 북서풍의 바람이 강하게 불면 그것은 해로운 사기로서 우리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날은 원행이나 장시간의 외부 활동은 삼가는 게 좋을 것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봄에는 간기가 약하여지므로 부추나 신 김치와 같은 신맛이 나는 나물이나 음식을 섭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봄이 되면 시게 되는 김치는 이러한 점에서 절묘한 제철 건강식이다. 반대로 현미나 매운 맛의 음식을 봄에 많이 먹는 것은 금극목을 하여 간의 기운을 약화시키므로 간부위통 또는 근육경련과 같은 쥐가 많이 난다.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환절기에는 특히 한해의 변화와 계절의 변화가 중첩되어 나타나므로 강한 생명력과 함께 간의 기운을 요구하게 되고, 몸이 힘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로버트 푸르스트는 ‘사자의 매장’이란 그의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4월뿐만 아니라 건강하지 못하여 운기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절기의 변화는 누구에게나 잔인할 수 있다.
더욱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간이 나쁜 사람은 봄의 새벽 시간이 제일 괴롭고, 심장이 약한 사람은 여름의 아침에 심장의 과부하가 더욱 증가되어 심장의 동계를 매우 크게 느낀다. 그리고 위장이 약한 사람은 무더운 여름날 오수가 달콤할 수밖에 없으며, 폐가 약한 사람은 가을 날 오후에 긴장감을 당할 수 없어서 더욱 기분이 센티멘탈하게 가라앉는다. 신장이 약하여 인내력이 저하된 사람은 겨울날 긴긴 밤에 뼈가 자근거림을 더욱 심하게 느끼게 된다.
봄에서 여름으로 감에 따라 태양 고도에 따라 지상 전체의 온도가 골고루 높아짐에 따라서 주변과의 상대적인 온도 차이가 줄어들면 자연히 국지적인 바람은 줄어든다. 그 대신 뜨거운 불길 같은 열기가 지상에 충만하게 된다. 여름에는 이러한 강력한 에너지의 순환이 이루어지므로 천둥 번개가 치기 시작하고 녹음이 무성하여지며 태양이 더욱 작열한다. 이 경우 심장이 약한 사람은 강렬한 태양빛을 감당하지 못하여 실존 자체에 대하여 회의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목생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와 같이 뜨거워지는 여름에는 쓴맛의 음식을 먹는 게 좋다. 그래서 단오에 쑥을 뜯는 풍습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름에 명치 부분에 배가 아픈 경우에는 쓰디 쓴 익모초가 좋다. 또 강한 고미를 나타내는 마이신도 심장을 보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지상에서 뜨거운 열기가 충만하게 되면 수분의 증발을 야기하여 공기 중에 수분의 함량이 많아져서 무더운 여름이 된다. 화생토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끈끈한 기운은 토의 기운이 가시적으로 나타난 예 중에 하나이다. 이렇게 끈끈한 기운은 오곡백과를 살찌게 하는 기운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여름에 무덥지 않으면 과즙이 충실하지 않아 과실의 생육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여름은 무더워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여름이 되면 소우주인 인체는 대우주의 토기와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토기를 많이 요구하게 되므로 단맛의 음식을 보다 많이 섭취하여야 한다. 토의 음식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인삼으로서 삼계탕이 무더운 여름에 좋은 보양식이 되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에는 위장을 보호하는 한편 몸을 식혀야 하므로 달고 찬 참외가 음양과 오행의 관점에서 제격이다. 수박은 시원하나 찝질한 짠맛과 단맛을 같이 함유한 과일이다. 이는 단맛을 너무 많이 섭취할 경우 토극수하는 것을 방지하고 신장을 보하는 여름 과일이 되는 셈이다. 여름에 많이 먹는 보신탕은 목기의 음식으로 봄에 보다 적합한 음식이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땀도 나고 인체에서는 토기를 생하게 되어 얼굴에 개기름이나 사타구니 등에 끈끈한 기운이 더욱 많이 나타난다. 여름에 개기름이나 사타구니 등에 발생하는 끈끈한 땀을 줄이기 위하여서는 더욱 단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지성 피부인 사람은 한 여름에 더욱 개기름이 많이 끼며 건성 피부인 사람은 가을에 보다 문제가 생기게 된다. 양띠이거나 여름절기에 태어나 사주팔자에 끈끈한 토가 많은 사람은 특히 여름을 견디는 데 유리하다.
백로나 한로와 같은 가을의 절기가 되면 온도가 하강하기 시작하고 천지에 충만한 무더운 습기는 이슬로 맺혀서 사라진다. 천지는 표면을 긴장시키는 금기의 건조한 특성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토생금이 되는 것이다. 가을철에는 지상의 많은 수증기가 사라지기에 하늘이 맑아지고 물도 깨끗하여지는 것이다. 외국 기상학 속담에 하늘에 붉은 색이 돌면 날씨가 좋아져서 양치는 목동들이 좋아하고 누런 색깔이 보이면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고 한다. 하늘에 수분을 많이 함유한 노란색의 토기가 많을 때 기상의 변화를 야기한다는 이야기다. 가을에는 이러한 토기가 사라지기에 맑은 날이 이어진다.
가을의 강렬한 금기는 표면을 긴장시키기에 과일과 곡식을 단단하게 영글게 한다. 금기는 표면에서 긴장된 특성을 나타낸다. 그래서 지표면에 어떤 종류의 금속성분이 많은 가가 그 지방의 풍수적인 특성을 좌우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을에 열매를 성숙하게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입추가 되면서 발동하기 시작한 금기의 강렬한 결실의 햇볕인 것이다. 이것은 여름의 타오르는 화기의 햇살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가을엔 강한 금기가 천지를 지배하기에 인체도 강한 금기를 발생시키기 위하여 폐와 대장의 기운을 많이 소모하여 폐와 대장이 약해져 폐와 대장의 병이 많이 생기고, 폐와 대장의 기운이 강하면서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비애를 많이 느끼게 된다. 폐와 대장이 체질적으로 약한 사람들은 정신적인 증상보다는 비염이나 알러지 또는 축농증 등과 같은 신체적인 증상이 우선하여 나타난다. 남자이면서 육체적으로 금기가 강한 사람이 정신적으로 가을을 탈 가능성이 크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기는 하나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욕망을 접어가는 계절이기에 가을을 노래한 시나 노래가 대부분 슬픈 것이다.
가을이 지나게 되면 모든 에너지는 겨울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가을의 긴장된 기운은 물 기운에 모든 에너지를 저장하게 한다. 금생수이다. 표면의 금기에 의하여 땅 속에서는 수기의 응축된 에너지를 가지고 새봄을 키우는 원동력으로 삼게 된다. 온기를 간직한 땅 속에서는 많은 미생물들이 토양을 정화하며 얼음 밑을 흐르는 4°C의 물은 가장 강력한 에너지로 재충전하며 흐르게 된다.
겨울은 죽음의 계절이 아니라 에너지를 내장하고 새로운 생명력을 준비하는 정리의 기간인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된 에너지는 봄(spring)이 되면 스프링처럼 다시 튀어나올 준비를 하는 것이다. 수생목인 것이다.
동지섣달에 대청에 내다가 걸어 놓은 곡식의 종자만이 강력한 생명력으로 봄에 발아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치인 것이다. 겨울이 추워야만 하는 것은 월동하는 해충을 죽일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지난 계절 동안 난마와 같이 분출하였던 욕망의 에너지를 거두어 농축하여 새로운 싸이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 인생의 죽음도 같다. 한 싸이클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다음 생의 사주팔자를 형성하는 여러 에너지를 정리하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건강교실
음양오행 상생상극 3
글· 장동순|충남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2002년 11월호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서 계절에 따른 상생상극을 이야기하기로 한다. 이를 위해 오행의 상생상극도 숙지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풍(봄)·열(여름)·습(늦여름)·조(가을)·한(겨울)으로 대표되는 기후의 특성을 오행으로 분류하면 바람의 풍은 목, 뜨거운 열은 화, 습도가 높은 습은 토, 건조한 조는 금 그리고 차가운 한은 수를 의미한다. 이러한 기후의 변화에 따른 오행 상생의 순환을 살펴보자.
운기학에서 보면 금년과 같은 2002년 임오년은 전반적으로 바람이 많이 불고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것이 임오라는 글자에서 쉽게 유추된다. 즉 봄이 되어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공기의 밀도가 낮아져서 상승하는 부력이 생겨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언제 어느 방향의 바람이 부는가를 아는 것이 농사 절기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래서 연날리기를 하며 즐기는 민속놀이는 놀이의 차원뿐만 아니라 바람의 방향을 파악하여 농사의 절기 변화를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봄에는 초목의 싹이 돋고 수액이 상승하는 등 목기의 상승이 다양하게 나타나며, 공기의 상승에 의한 봄바람이 많이 분다. 이 때쯤이면 사람도 생명력이 충만하기 시작하여서 싱숭생숭 봄바람을 타게 된다.
봄이 되면 양기가 많아지므로 음의 기운이 많은 여자들이 봄에 보다 민감하게 작용하여 봄바람이 난다는 것도 이러한 음양의 작용에 의한 것이다. 남자들은 원래 양기가 많기에 가을이 되어 가라앉는 음기가 강한 계절에 감정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여자는 봄 남자는 가을을 타는 것이다. 이렇게 계절을 탄다는 것은 계절의 기운이 들어옴에 따라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운과 상호 작용에 의한 영향력이 나타남을 의미한다.
모든 계절에 민감한 사람도 있는데 이것은 생명력이 약하여진 경우나 체질이 아주 민감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기를 느끼는 다른 경우가 감기(感氣)이다. 감기는 인체의 생리가 외부의 한열이나 조습 등 오운육기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때 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다.
어쨌든 봄에 동남풍의 바람이 아닌, 북서풍의 바람이 강하게 불면 그것은 해로운 사기로서 우리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날은 원행이나 장시간의 외부 활동은 삼가는 게 좋을 것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봄에는 간기가 약하여지므로 부추나 신 김치와 같은 신맛이 나는 나물이나 음식을 섭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봄이 되면 시게 되는 김치는 이러한 점에서 절묘한 제철 건강식이다. 반대로 현미나 매운 맛의 음식을 봄에 많이 먹는 것은 금극목을 하여 간의 기운을 약화시키므로 간부위통 또는 근육경련과 같은 쥐가 많이 난다.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환절기에는 특히 한해의 변화와 계절의 변화가 중첩되어 나타나므로 강한 생명력과 함께 간의 기운을 요구하게 되고, 몸이 힘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로버트 푸르스트는 ‘사자의 매장’이란 그의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4월뿐만 아니라 건강하지 못하여 운기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절기의 변화는 누구에게나 잔인할 수 있다.
더욱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간이 나쁜 사람은 봄의 새벽 시간이 제일 괴롭고, 심장이 약한 사람은 여름의 아침에 심장의 과부하가 더욱 증가되어 심장의 동계를 매우 크게 느낀다. 그리고 위장이 약한 사람은 무더운 여름날 오수가 달콤할 수밖에 없으며, 폐가 약한 사람은 가을 날 오후에 긴장감을 당할 수 없어서 더욱 기분이 센티멘탈하게 가라앉는다. 신장이 약하여 인내력이 저하된 사람은 겨울날 긴긴 밤에 뼈가 자근거림을 더욱 심하게 느끼게 된다.
봄에서 여름으로 감에 따라 태양 고도에 따라 지상 전체의 온도가 골고루 높아짐에 따라서 주변과의 상대적인 온도 차이가 줄어들면 자연히 국지적인 바람은 줄어든다. 그 대신 뜨거운 불길 같은 열기가 지상에 충만하게 된다. 여름에는 이러한 강력한 에너지의 순환이 이루어지므로 천둥 번개가 치기 시작하고 녹음이 무성하여지며 태양이 더욱 작열한다. 이 경우 심장이 약한 사람은 강렬한 태양빛을 감당하지 못하여 실존 자체에 대하여 회의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목생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와 같이 뜨거워지는 여름에는 쓴맛의 음식을 먹는 게 좋다. 그래서 단오에 쑥을 뜯는 풍습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름에 명치 부분에 배가 아픈 경우에는 쓰디 쓴 익모초가 좋다. 또 강한 고미를 나타내는 마이신도 심장을 보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지상에서 뜨거운 열기가 충만하게 되면 수분의 증발을 야기하여 공기 중에 수분의 함량이 많아져서 무더운 여름이 된다. 화생토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끈끈한 기운은 토의 기운이 가시적으로 나타난 예 중에 하나이다. 이렇게 끈끈한 기운은 오곡백과를 살찌게 하는 기운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여름에 무덥지 않으면 과즙이 충실하지 않아 과실의 생육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여름은 무더워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여름이 되면 소우주인 인체는 대우주의 토기와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토기를 많이 요구하게 되므로 단맛의 음식을 보다 많이 섭취하여야 한다. 토의 음식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인삼으로서 삼계탕이 무더운 여름에 좋은 보양식이 되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에는 위장을 보호하는 한편 몸을 식혀야 하므로 달고 찬 참외가 음양과 오행의 관점에서 제격이다. 수박은 시원하나 찝질한 짠맛과 단맛을 같이 함유한 과일이다. 이는 단맛을 너무 많이 섭취할 경우 토극수하는 것을 방지하고 신장을 보하는 여름 과일이 되는 셈이다. 여름에 많이 먹는 보신탕은 목기의 음식으로 봄에 보다 적합한 음식이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땀도 나고 인체에서는 토기를 생하게 되어 얼굴에 개기름이나 사타구니 등에 끈끈한 기운이 더욱 많이 나타난다. 여름에 개기름이나 사타구니 등에 발생하는 끈끈한 땀을 줄이기 위하여서는 더욱 단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지성 피부인 사람은 한 여름에 더욱 개기름이 많이 끼며 건성 피부인 사람은 가을에 보다 문제가 생기게 된다. 양띠이거나 여름절기에 태어나 사주팔자에 끈끈한 토가 많은 사람은 특히 여름을 견디는 데 유리하다.
백로나 한로와 같은 가을의 절기가 되면 온도가 하강하기 시작하고 천지에 충만한 무더운 습기는 이슬로 맺혀서 사라진다. 천지는 표면을 긴장시키는 금기의 건조한 특성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토생금이 되는 것이다. 가을철에는 지상의 많은 수증기가 사라지기에 하늘이 맑아지고 물도 깨끗하여지는 것이다. 외국 기상학 속담에 하늘에 붉은 색이 돌면 날씨가 좋아져서 양치는 목동들이 좋아하고 누런 색깔이 보이면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고 한다. 하늘에 수분을 많이 함유한 노란색의 토기가 많을 때 기상의 변화를 야기한다는 이야기다. 가을에는 이러한 토기가 사라지기에 맑은 날이 이어진다.
가을의 강렬한 금기는 표면을 긴장시키기에 과일과 곡식을 단단하게 영글게 한다. 금기는 표면에서 긴장된 특성을 나타낸다. 그래서 지표면에 어떤 종류의 금속성분이 많은 가가 그 지방의 풍수적인 특성을 좌우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을에 열매를 성숙하게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입추가 되면서 발동하기 시작한 금기의 강렬한 결실의 햇볕인 것이다. 이것은 여름의 타오르는 화기의 햇살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가을엔 강한 금기가 천지를 지배하기에 인체도 강한 금기를 발생시키기 위하여 폐와 대장의 기운을 많이 소모하여 폐와 대장이 약해져 폐와 대장의 병이 많이 생기고, 폐와 대장의 기운이 강하면서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비애를 많이 느끼게 된다. 폐와 대장이 체질적으로 약한 사람들은 정신적인 증상보다는 비염이나 알러지 또는 축농증 등과 같은 신체적인 증상이 우선하여 나타난다. 남자이면서 육체적으로 금기가 강한 사람이 정신적으로 가을을 탈 가능성이 크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기는 하나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욕망을 접어가는 계절이기에 가을을 노래한 시나 노래가 대부분 슬픈 것이다.
가을이 지나게 되면 모든 에너지는 겨울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가을의 긴장된 기운은 물 기운에 모든 에너지를 저장하게 한다. 금생수이다. 표면의 금기에 의하여 땅 속에서는 수기의 응축된 에너지를 가지고 새봄을 키우는 원동력으로 삼게 된다. 온기를 간직한 땅 속에서는 많은 미생물들이 토양을 정화하며 얼음 밑을 흐르는 4°C의 물은 가장 강력한 에너지로 재충전하며 흐르게 된다.
겨울은 죽음의 계절이 아니라 에너지를 내장하고 새로운 생명력을 준비하는 정리의 기간인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된 에너지는 봄(spring)이 되면 스프링처럼 다시 튀어나올 준비를 하는 것이다. 수생목인 것이다.
동지섣달에 대청에 내다가 걸어 놓은 곡식의 종자만이 강력한 생명력으로 봄에 발아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치인 것이다. 겨울이 추워야만 하는 것은 월동하는 해충을 죽일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지난 계절 동안 난마와 같이 분출하였던 욕망의 에너지를 거두어 농축하여 새로운 싸이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 인생의 죽음도 같다. 한 싸이클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다음 생의 사주팔자를 형성하는 여러 에너지를 정리하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